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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 탐구생활- 고덕천을 지키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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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마을센터 댓글 0건 조회 265회 작성일 19-09-10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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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 탐구생활 PROJECT란?] 

강동구마을지원센터는 마을 활동가들과 밀접하고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다양한 유관기관과 주민공동체, 공간 등을 들여다 봄으로써 마을을 좀더 깊이 있게 조망해 보는 [우리마을 탐구생활 프로젝트 시즌4 : 마을의제사업을 찾아서]를 기획하였습니다. 매주, 월 4회 발행 예정인 강동의 핫한 마을살이 이야기, 기대해 주세요!  

 

STORY #20  

 물총새와 사람이 함께 노니는 하천

'고덕천을 지키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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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형 생태하천인 고덕천의 아름다운 풍경(©2019 생태보전시민모임 김선민)


지난 8월 24일 토요일 오후의 고덕천.

평일, 주말 가릴 것 없이 늘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지만 이날 고덕천은 조금 더 특별했다. 평소 잘 보이지 않던 청년들과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띄었다. 이곳저곳 설치된 부스에는 고덕천에 깃들여 사는 새를 그려보고 물고기를 찾아보는 어린 방문객들로 북적였다. 돗자리를 깔고 한편에 자리 잡은 부모들은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강동구 보건소에서 제공한 운동놀이기구와 함께 즐거워하는 자녀들을 흐뭇한 눈으로 지켜봤다. 책을 읽거나 고덕천의 생태를 살피는 이들, 산책하며 도시하천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이들까지, 이 날 행사에 참가한 사람들은 모두 고덕천을 사랑하고 아낀다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아이들과 자주 고덕 천변을 산책한다는 주민 정은영(47·강일동) 씨는 "사람들이 북적거려 잔칫집 같았다."라며 "이번 행사를 통해 그냥 놀고 쉬는 장소로만 여겼던 고덕천이 생태적으로도 참 중요한 곳임을 새삼 깨닫게 됐다."라고 전했다. 마을 환경단체인 초록바람의 회원이자 명일동 주민이기도 한 이미애(51) 씨 역시 '고덕천은 우리 강동구민에게 다정다감한 고향 같은 공간'이라며 "고덕천을 제대로 관리하려면 주민들과 행정부서, 전문가들이 수시로 만나 이야기를 나눠야 할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고덕천을 지키는 사람들>이 올해 처음 민관 연합으로 개최한 '물총새가 찾아오는 고덕천' 행사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호응 속에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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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주민들이 사람과 자연이 함께 건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행사에 참여했다(©2019 박성식 )


올해 행사가 예년과 다른 점은 젊은 층과 고덕 천변에 사는 새로운 주민들이 많이 등장하고 민관단체가 함께 했다는 것이다. 또 고덕천을 둘러싼 여러 논점 중 이용과 보존의 조화, 더 많은 주민참여를 이끌어낼 방법에 대한 작은 합의와 노력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행사를 주관한 <고덕천을 지키는 사람들(=이하 고덕천사)>은 2018년 초, 고덕천에 관심이 있거나 관련 마을 사업을 하고 있던 주민들이 고덕천을 의제로 삼아 만든 모임이다. 발족한지 오래되지 않았지만 그 기원은 고덕천의 복원공사가 완료된 2013년으로 올라간다. 현재 <초록바람>을 비롯 <생태보전시민모임>, <강일마을모임연합>, 가톨릭 환경단체 <하늘 땅 물 벗>과  강일동 주민모임 <사이>, 

<(사)열린사회시민연합 강동송파시민회>등이 멤버로 참여하고 있다.


<고덕천사>는 매달 한 번씩 정기 회의를 열어 운영위와 함께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올라온 안건 등을 처리한다. 고덕 천변의 단풍잎돼지풀이나 가시상추 같은 생태교란종을 관리하는 행사와 고덕천의 발원지인 하남 이성산 탐방, 고덕천 쟁점을 공론장으로 끌어내는 고덕천 이야기 마당 운영 등이 <고덕천사>가 하고 있는 중요한 활동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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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천사의 주요 활동인 생태계 교란종 제거 작업과 고덕천 발원지 탐방 행사(©2019 고덕천을 지키는 사람들)


<고덕천사> 문영란 대표의 설명에 따르면 고덕천은 강동구에서 지정학적인 위치뿐 아니라 역사와 생태학적인 면에서 매우 의미 있는 하천이라고 한다. 우선 서식하는 생물종이 다양해서 17종의 물고기와 4백여 종의 식물, 셀 수없이 많은 곤충들이 살고 있고 흰뺨검둥오리, 물총새, 개개비 등의 번식지이기도 하다. 더해서 강동구의 녹지를 구성하고 생태계를 연결하는 축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또한 강동구 역사에서 고덕천만큼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장소가 없다고 한다. 올해 설립 100주년을 맞는 상일 초등학교가 근처에 있고 그 앞길에서 벌어졌던 만세운동도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바로 옆 강일동에는 서울에서도 드문, 오래된 집성촌(강일동의 청송 심씨와 남평 문씨)과 호랑이 설화로 유명한 산치성제가 아직 남아있다.


서울에는 총 40여 개의 크고 작은 하천이 흐르는데 이 중 한강과 가장 먼저 만나고 유일한 이중 하천이기도 한 고덕천은 바닥을 흐르는 오수 위에 판을 덮어 생태환경을 조성한 다음 펌핑 한 한강물을 그 사이로 흘려보내는, 독특한 이중구조를 갖고 있다. 고덕천이 2013년 이중 하천으로 복원된 후 일어나기 시작한 관리와 정비에 관한 갑론을박은 고덕천을 둘러싼 모든 논쟁의 기원이자 <고덕천사>가 태어난 배경이 됐다.

 

2003년, 서울에서 청계천을 필두로 콘크리트에 갇혔던 하천 길을 열어 물을 흐르게 하고 하천 주변을 생태적으로 조성하는 복원공사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고덕천도 그 대열에 뒤늦게 합류했다. 정치인들의 치적 쌓기용으로 혹은 하천 생태를 모르는 행정부서의 실적용 공사로, 전국 여기저기서 하천들이 생태하천을 내세우며 콘크리트를 벗어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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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크리트를 걷어낸 부천 심곡천. 6년간의 공사 끝에 시민의 휴식처로 돌아왔다.(©2017 한국경제)


"그렇게 복원된 하천들이 과연 제대로 된 생태하천이었을까요? 도시하천이 치수 즉 도심의 오수와 빗물을 한강으로 보내는 통로라는 특성을 고려한다 해도 하천복원과정을 봤다면 절대 아닙니다. 생태하천을 흉내 낸 생태형 하천이라고나 할까요? 고덕천도 예외는 아닙니다." <고덕천사>의 멤버이자 고덕동생태경관보전지역을 총체적으로 관리하는 <생태보전시민모임>의 김선민 처장은 단호히 말한다.

그러면 생태하천이란 무엇일까? 김 처장은 '사람의 손길 없이 자연 스스로 복원하고 유지하는 상태의 하천'이라고 정의하며 "도시하천은 사람의 안전과 직결하는 치수기능을 갖고 있으므로 그대로 두긴 어렵다.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생태계를 최대한 보존하기 위해 시민들도 어느 정도 불편함과 부담을 감수하겠다는 합의와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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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의 오픈된 공간으로 고덕천을 어떻게 관리하고 이용할 것인가는 복원 이후부터 지금까지 강동구의 주민모임과 환경단체, 행정부서 사이에서 그 적정 지점과 방법을 두고 끊임없이 논쟁을 불러온 문제이다. 한번 훼손된 생태계는 원래 상태로 다시는 돌아가지 못하므로 가능한 한 최소한으로 손을 대자는 환경단체들의 주장과 하천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민원에 민감한 정치인들의 입장, 매뉴얼조차 없는 상태에서 행정 편의와 실적 위주로 하천을 관리하는 데서 오는 크고 작은 현안 등이 서로 부딪치며 현재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돼 있다.

 

고덕천의 생태와 미래를 걱정하는 <고덕천사>는 고덕천 관련 문제들이 관 주도의 이용 및 관리 계획에서 비롯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생태의 중요성에 관심이 없는 주민들의 민원성 요구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문영란 대표는 "복원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고덕천에 느닷없이 붕어가 떼로 나타났을 때 짐작했다. 이듬해에는 천변에 정자며 가로등 같은 시설물들이 생겨났다. 사람들이 강을 보고 싶다고 하자 고덕천과 이어지는 한강의 고덕동생태경관보전지역을 훼손하고 데크를 깔았다."라며 "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만큼 생태하천으로서 고덕천을 제대로 관리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김선민 처장 역시 "고덕천=생명이며 고덕산, 한강 등 강동 생태계의 연결선상에서 고덕천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고덕천이든 뭐든 일단 사람이 있고 볼 일인데 너무 생태, 환경을 내세우면 오히려 자연에 다가서기 어렵다'라고 반박하는 입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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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천을 산책하는 시민들(©2019 생태보전시민모임 김선민)과 물가를 살피는 어린이(©2019 박성식)


결국 이런 갑론을박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담당 행정부서와 환경에 관심있는 주민, 생태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정책을 논의하고 생각을 공유하는 민관 협의체가 반드시 필요하다. <고덕천사>는 협의체 조직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지방선거 때 고덕천 관리조례를 정책으로 제안했고 올해 지역 구의원의 발의로 조만간 통과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와 함께 서울시에도 제대로 된 하천관리 매뉴얼이 없음을 감안, 강동구에서 고덕천 관리 매뉴얼을 먼저 만든다면 고덕천이 오히려 선도적인 공간이 될 수 있다고 본다. 민관 협의체가 제대로 활동하고 매뉴얼대로 고덕천을 관리한다면 도시하천의 기능을 다하면서 자연에 가까운 생태환경을 가진 고덕천을 가까이에서 보게 될 것이다.

 

초록바람.jpg더불어 고덕천을 아끼고 사랑하는 주민들을 고덕천을 지키는 생태전문가로 키워야 내기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나와 내 가족이 사는 지역의 생태 문제에 관심을 갖고 알게 되면 주민들은 나서지 말라고 해도 나서서 지키려 한다. 지역 생태운동이 필요한 이유이다. 

현재 우리 구에서 활동하는 생태안내자들은 서울시나 산림청에서 교육받은 후 파견 오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제는 각 자치구가 교육예산을 넘겨받아 지역의 사람들을 생태전문가로 키워내야 한다. 또 고덕천을 지키려고 모인 단체들 간의 이견을 해소하고 더 많은 주민들이 고덕천에 관심을 갖도록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한다. 고덕천을 끼고 있는 고덕비즈밸리공사가 끝난 후 앞으로 고덕천, 한강으로 쏟아져 나올 오폐수도 계속 감시하고 지켜봐야 한다.

                (사진/고덕천을 지키는 사람들 문영란 대표 (©2019 강동구 마을공동체 지원센터 김은경)

 

 

고덕천이 건강하면 곁들여 사는 우리 강동구민들도 함께 튼튼해진다. 고덕천이 아프면 그 피해는 우리에게 고스란히 돌아온다. 강동구 주민과 고덕천의 생명들이 그 공간 안에서 서로 행복해지는 지점을 찾아내야 한다. 입장이 다른 모든 당사자들이 테이블 앞에 마주 앉아 가감 없이 논의하고 타협점을 찾아 함께 실천해가는 큰 정치력을 발휘할 때이다.


노을 지는 고덕 천변을 따라 한강으로 날아가는 물총새의 비행을 영원히 지켜보고 싶다.


                                                                                                                            <강동구 마을기록활동가 유 수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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