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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 탐구생활- 강동 작은도서관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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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마을센터 댓글 0건 조회 254회 작성일 19-09-25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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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 탐구생활 PROJECT란?] 

강동구마을지원센터는 마을 활동가들과 밀접하고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다양한 유관기관과 주민공동체, 공간 등을 들여다 봄으로써 마을을 좀더 깊이 있게 조망해 보는 [우리마을 탐구생활 프로젝트 시즌4 : 마을의제사업을 찾아서]를 기획하였습니다. 매주, 월 4회 발행 예정인 강동의 핫한 마을살이 이야기, 기대해 주세요!  

 

STORY #21  

 작은도서관=마을공동체운동!

'강동 작은도서관 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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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를 끼고 있는 천일웃는책작은도서관 입구와 주택가 건물 2층에 세 든 다온작은도서관 (©2019 유수경)


작·은·도·서·관.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도서관은 보통 시나 구에서 운영하는 공공 도서관들이다. 큰 건물 안에 많은 장서가 있고 열람, 대출과 더불어 책을 보며 공부도 하는 조용한 공간이면서 요즘은 문화를 중시하는 사회 트렌드에 따라 각종 예술, 어학, 독서강좌와 체육 프로그램 등을 주민들에게 제공한다. 이에 비해 작은도서관은 주민들 사이에 덜 알려져 있고 어린이 전용 도서관이거나 아파트 관리실 지하에 있는 작은 책방 정도로 인식하는 사람들도 있다.

강동구에는 현재 40여 개의 작은도서관이 있다.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동네 골목이나 시장 어귀 또는 놀이터 근처 건물 여기저기 걸려있는 작은도서관 간판이나 현판들을 발견할 수 있다. 작은도서관! 도서관이면 도서관이지 작은도서관은 또 뭔가?

 

작은도서관은 책 대출 업무뿐 아니라 이용자들이 요구하는 프로그램들을 함께 만들어 제공하고 그들이 조직한 다양한 동아리활동을 지원한다. 또 내 아이 네 아이를 가리지 않고 돌봐주는 안전한 공간이며 아이들이 떠들어도 상관없는 편안한 공간이다. 무엇보다 주민들이 활동을 주도하고 서로 연대하며 소통을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기존 대규모 도서관들과 가장 큰 차이가 있다. 공동육아를 시작으로 마을 미디어, 청년, 예술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강동구 마을공동체운동의 태동지가 된 함께크는우리작은도서관이 가장 대표적인 예이다.

 

길동 주택가 한가운데 위치한 다온작은도서관의 노인숙 관장은 작은도서관을 '책을 매개로 생활 안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마을 사랑방이며 이웃을 만나 소통하는 공간이고 공동체를 형성하는 가장 기초단위'라고 정의한다. 97년에 설립한 함께크는우리작은도서관과 지금까지 함께 하고 있는 박성식 운영위원 역시 "작은도서관의 '작은'은 규모의 크고 작음이 아니라 주민들의 생활권역 가까이에 밀착되어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작은'을 띄어 쓰지 않고 '작은도서관' 자체로 사용한다."라며 '독서와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지역공동체와의 결속을 높이는 생활 커뮤니티 문화공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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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일웃는책작은도서관의 그림책 몸 놀이와 엄마 바느질 수업(©2019 천일웃는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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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크는우리작은도서관 이사 잔치 행사와 옹기종기작은도서관의 인형극 공연  (©2014 옹기종기작은도서관 홈페이지)

 

작은도서관은 현재 전국적으로 6천여 개에 이르며 서울시에만 1천여 개가 있다. 자치구의 환경에 따라 특성과 크기가 다양한 도서관들이 존재하는데 어떤 구는 80여 개가 있는가 하면 어느 구는 20개가 안되기도 한다. 한 가지, 마을공동체운동이 활발한 지역일수록 작은도서관의 숫자가 상대적으로 많은데 물론 작은도서관 숫자와 마을공동체 활성화 지수가 반드시 비례한다고 볼 수는 없다. 마을공동체 활동이 비교적 활발한 강동구의 작은도서관 수치가 이를 보여준다.

 

마을공동체운동이 시작되기 훨씬 전부터 작은도서관은 풀뿌리민주주의의 대안운동으로 마을에 이미 뿌리내리고 있었다고 한다. 천일웃는책작은도서관의 김자영 관장에 따르면 작은도서관의 시작은 90년대 중반이지만 그 뿌리는 좀 더 오래전으로 보기도 한다. 60년대 마을문고 운동이나 87년 6월 민주화 항쟁 전후 설립된 주민 도서실을 작은도서관의 전신으로 보기도 한다. 함크의 박성식 위원은 '7,80년대 야학운동, 90년대 공부방 운동이 대중성과 공공성을 얻으면서 지역의 작은도서관운동으로 퍼져나갔다'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작은도서관의 최대 이용자는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이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있어야 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자기 집 방이나 거실을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로 내놓고 책과 장난감을 공유하던 엄마들과 선의를 가진 개인의 열정으로 성장하던 작은도서관은 90년대 말, 어린이책 출판 바람과 다변화된 문화욕구에 따라 점차 사회적인 주목을 받게 됐다. 특히 책을 읽어주고 연극을 하고 그림자극을 만드는 활동은 일반 도서관에서는 절대 할 수 없는 작업들이었다.

 

김 관장은 '일반 시민이 설립하고 운영하는 민간주도의 이 같은 작은도서관운동은 전 세계에서 유일한 현상'이라며 "2005년경, 이미 전국에 수백 개에 이른 작은도서관은 2006년 국립 중앙도서관의 작은도서관 지원팀 구성, 2009년 공공 도서관 법에 작은도서관 명칭 표기 등의 과정을 통해 공식 인증됐다."라고 전했다. 2012년, <작은도서관진흥법 시행령>이 제정되면서 작은도서관은 더욱 확산됐다. 5백 세대 이상의 아파트를 지을 때는 의무적으로 작은도서관을 설립하도록 했다. 10평 이상의 공간과 1천여 권 이상의 장서, 5~6개의 좌석만 있다면 누구나 작은도서관을 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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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온, 성내플러스, 함께크는우리, 천일웃는책작은도서관 내부전경  (사진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2019 유수경)

 

문제는 작은도서관의 수는 늘었지만 작은도서관의 운영여건은 예전과 나아진 바가 없다는 사실이다. 강동구도 마찬가지이다. 그나마 공간이 마련돼 있거나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작은도서관들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기존 새마을 문고가 이름을 바꾼 공립작은도서관과 개인, 교회, 시민단체, 아파트 관리소 등이 운영하는 사립작은도서관 중 다수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정적인 전문 인력 없이 운영을 하거나 임대료 부담으로 공간 이주를 앞두고 있는 도서관들이 많다. 자신의 재산을 내놓고 10년, 20년 작은도서관을 꾸려온 개인운영자들에게 지속적인 재정 부담은 가장 큰 어려움이 되고 있다.

 

다온작은도서관 노인숙 관장은 "상담으로 버는 돈을 운영비용으로 다 넣어도 늘 부족하다." 라며 "2012년에 '강동구 작은도서관 조례'가 제정되어 지원의 법적 근거가 마련됐지만 큰 기대를 하기 어렵고 다만 함께크는우리 활동가가 추진한 사립작은도서관에 청년 일자리 지원 사업이 주민예산으로 선정, 올해 11명의 청년사서들이 파견을 나와 그나마 숨을 쉬게 됐다."라고 전했다. 이 같은 지원이라도 계속됐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또 각 도서관의 상황에 맞는 맞춤 지원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작은도서관들 중에 설립만 해놓고 운영에 신경을 쓰지 않아 공간만 덩그러니 남아있거나, 명맥만 유지하는 주민센터 안의 작은도서관들 때문에 작은도서관의 뜻과 이미지를 오히려 훼손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이제는 작은도서관에 대한 지원이 공간 조성보다 운영의 안정을 위한 정책지원으로 가야할 때이다.

 

작은도서관들도 초기 정신을 되살려 도서관의 패러다임을 새롭게 고민해봐야 한다. 작은도서관하면 어린이 도서관을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로 어려운 운영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도서관만의 특기를 살린 '특화도서관'으로 집중하는 작은도서관들도 있다. 좋은 예로 청년층 주거 전용지인 강일동 11단지의 작은도서관을 들 수 있다. 이 도서관은 저녁시간에만 문을 열어 퇴근한 청년들이 밤늦게까지 이용하도록 하고 이들을 위한 맞춤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다온작은도서관의 오케스트라는 이미 마을에서 유명하다. 도서관을 이용하는 아이들을 중심으로 소소히 시작한 연주 모임이 이제는 지역사회에서 봉사를 하고 정기 연주회를 열 정도로 활동이 커졌다. 또 육아문제를 힘들어하는 엄마들을 위해 전문상담 프로그램도 운영, 주민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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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온 오케스트라와 (©2019 다온 작은도서관 제공)  옹기종기도서관의 인형극 연습(©2014 옹기종기 작은 도서관 홈페이지)


또 다른 모색으로 작은도서관 네트워크 결성을 들 수 있다. 강동구의 작은도서관들은 지난 1월, 게넷골작은도서관에서 관내 11개의 작은도서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강동 작은도서관 네트워크(=이후 강작넷)를 발족했다. 모임에 참석했던 작은도서관 관계자들은 한 달에 한 번 정기모임을 갖고 도서관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와 프로그램 교류, 무엇보다 작은도서관이 지역 안의 독서와 문화공간, 더 나아가 마을공동체 및 풀뿌리 민주주의의 전진기지가 되도록 꼭 필요한 지원사항을 논의하고 행정에 함께 요구해나가기로 결의했다.


강작넷은 앞서 언급한 조례에 근거하여 안정된 예산을 확보하고, 나아가 민관 거버넌스를 구성하여 작은도서관운영에 관한 모든 문제를 내놓고 토의하는 자리가 마련되길 바라고 있다. 자치구 차원에서 체계적인 작은도서관정책을 만들어 시설, 사람, 자료 분야별로 제대로 된 지원이 이뤄지도록 건의하면서 특히 급한 인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11개 작은도서관에 파견된 전담 사서를 앞으로 전 도서관으로 확대 파견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또한 운영인력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교육 기회를 만들기 위해 함께 노력해갈 예정이다.


현재 강동구 교육혁신지구 실무위원이자 독서 활성화 분과장이며 동시에 강작넷을 후원하고 있는 김한주 위원은 사견임을 전제하며 "전문성을 가진 운영인력과 도서관 경영 컨설팅을 지원받으면서 지역사회와 연계할 필요가 있다. 또 기존 도서관 시스템과 앱을 연동시켜 정보를 교환하고 서로 교류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구체적인 방법으로 주민자치회가 자기 동네의 작은도서관을 활용하는 방안을 찾고, 작은도서관측과 관공서의 도서관 담당자들이 정기적으로 만나 현안들을 논의하며, 주민들이 작은도서관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한 주민 전문교육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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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월에 가진 강동 작은도서관 네트워크 발족식(©2019 천일웃는책작은도서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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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 작은도서관네트워크 공동대표인 다온 노인숙 관장과 천일웃는책 김자영 관장(©2019 유수경)


마을공동체운동의 거점지로서 작은도서관의 사회적인 가치에 주목하며 제도적인 뒷받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 김한주 위원은 "작은도서관이 누구에게나 열린 공동체의 커뮤니티 공간으로써 지역의 여러 인적 물적 자원을 연결하고 사회적 자원을 나누는 작은 중심이 되길 바란다."라며 미국의 도서관들이 노숙자들에게 핸드폰 사용법을 알려주고 주민들에게 언어교육이나 심지어 일자리 정보까지 제공하는 예를 들기도 했다.


작은도서관을 마을 안에서 살리는 일은 결국 마을공동체를 살리는 일이다. 어릴 적 책을 빌려보던 도서관에서의 사소한 기억들. 앉은뱅이 의자와 책장에서 풍겨오던 오래된 종이 냄새, 창문에 새겨졌던 문양 등을 함께 기억하는 사람들이 갖는 유대감은 마을에서 함께 성장한 사람들이 공유하는 추억의 힘이며 이런 힘의 연대가 마을공동체를 이루는 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강동마을기록활동가 유 수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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