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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 탐구생활 - 팔도아지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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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마을센터 댓글 0건 조회 109회 작성일 19-11-0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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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마을 탐구생활 PROJECT란?] 

강동구마을지원센터는 마을 활동가들과 밀접하고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다양한 유관기관과 주민공동체, 공간 등을 들여다 봄으로써 마을을 좀더 깊이 있게 조망해 보는 [우리마을 탐구생활 프로젝트 시즌5 : 마을공동체를 찾아서]를 기획하였습니다. 매주, 월 4회 발행 예정인 강동의 핫한 마을살이 이야기, 기대해 주세요! 

 

TORY #26  

 고향 김치 인심을 내 이웃에게

팔도 아지매 '김치, 나누면금치'  

 

 암사동 선사유적지마을 1단지에는 김치를 잘 담는 팔도의 아지매들이 모여 산다. 경상도에서 충청도, 강원도, 경기도, 전라도까지 고향이 제각각인 여덟 명의 아지매들은 어릴 때 어머니가 담가주었던 김치 맛을 잊지 못했다. 오래전 고향을 떠나 지금은 서울에 살고 있지만 입맛의 기억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또렷해졌다. 다들 한 김치 담는 솜씨에, 한 동네에서 오래 살았다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이들은 암사 2동 주민센터에서 다이어트 댄스를 하며 건강을 챙기는 수강 동기이기도 하다. 수업이 끝나면 50대 막내, 최고참 70대 언니 할 것 없이 모두 함께 차를 마시며 친목을 다진다. 담장 너머 매일 얼굴을 맞대는 데도 돌아서면 궁금할 만큼 서로 친하다. 이웃만들기 지원사업도 차를 마시다 주민센터 담당자의 소개로 알게 됐다. 어떤 사업으로 더 친해질까 궁리하던 이들은 각자 고향 김치를 만들어 이웃들과 나누고 젊은 마을 엄마와 아이들에게 김치 담는 법을 전수하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회원 여덟 명의 고향이 전국에 골고루 퍼져 있으니 모임 이름을 <팔도아지매>로 정했다. '김치, 나누면 금치' 사업은 그렇게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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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 입구에 서있는 표지석과 마당이 흔한 선사유적지 마을의 주택 풍경(©2019   유수경)


강동에서 드물게 옛 정취가 살아있는 선사유적지마을은 살기 좋은 오래된 마을이다. 다양한 과일나무와 꽃, 식물이 자연스럽게 어울러진 마당, 낡았지만 사는 이의 손길이 느껴지는 집과 낮은 담장은 이 동네에서 흔한 풍경이다. 한 번 이사 오면 나가는 사람이 거의 없어 2~30년 여기서 살았다는 주민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낯선 이가 보이면 어느 집에 온 손님인지 살뜰하게 챙겨주는 어르신들이 동네 길을 늘 오가는 마을이기도 하다. 조금만 걸어나가면 한강이 있어 한강공원을 앞마당처럼 쓴다. 암사동 선사유적지 마을(1단지)은 서울이면서도 서울이 아닌, 도시의 숨구멍 같은 동네이다.


이 마을에 깃들여 사는 사람들도 정겨운 마을 풍경처럼 따뜻하고 정이 많다. 주민들은 집안 대소사는 물론 사소한 음식 한 가지라도 담 너머 이웃과 서로 나누며 산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 나왔던 덕선이네 동네처럼 내남없이 교류하며 재미있게 지낸다. 굳이 마을공동체운동을 말하지 않아도 선사유적지 마을 사람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공동체로 살아왔다. <팔도아지매> 대표 제안자 함미자씨는 '우리는 우리들끼리 잘 산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십시일반 주머니를 털어 마을 안에서 열어온 벼룩시장과 경로잔치, 동네 축제는 내용이 좋고 알차기로 인근에서 꽤 유명하다.


함께 하는 삶을 당연시하는 동네 분위기에 일이 두렵지 않은 살림 9단 주부가 여덟 명이나 모였으니 <팔도아지매>는 어벤저스 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들은 김치를 통해 이웃들과 소통하기를 원했다. 김치 담기를 어려워하는 젊은 엄마들에게는 김치 담는 법을 가르치면서, 어린아이들과는 세대 간 만남을 위해, 동네 독거 어르신들은 담은 김치를 전달하며 소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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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를 매개로 마을에 사는 이웃들과 소통하기 위해 김치를 담고 있는 팔도아지매(©2019 팔도아지매)


메뉴를 짜서 장을 보고 재료를 다듬어 배추김치, 석박지, 물김치 등 모두 세 가지 김치를 담았다. 마당에 수도시설이 있는 한봉애 회원이 집을 내줬다. '김치, 나누면 금치' 사업의 실무책임자이면서 마을 통장 일을 보고 있는 한 회원이 바빠서 절여놓은 배추를 들여다보지 못해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다른 회원들이 번갈아 드나들며 알아서 배추를 뒤집었다. 함미자 대표 제안자는 "절여놓은 배추가 걱정되어 가보면 누군가 이미 다녀갔다. 주인은 어디 가고 강아지만 있는 집에서 다들 일도 얼마나 잘 하는지...."라며 유쾌하게 웃었다. 


주민센터 도움을 받아 독거 어르신을 중심으로 10여 곳에 김치를 전달했다. 특히 독거 어르신들은 명절에만 방문을 받다가 아는 엄마들이 정성스레 담근 김치를 들고 오자 더 반가워했다. 한참 뒤에도 동네에서 만나면 김치 이야기를 하며 감사 인사를 전하는 분도 있었다. <팔도아지매> 회원들도 김치를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담으면서 많이 배우고 크게 느꼈다고 말한다. 옛날에는 당연했던, 이웃끼리 돌아가며 김장하던 풍습을 다시금 경험했고 의견이 나뉘거나 생각이 다를 때, 대화로 합의하는 방법을 익혔다. 회원 사이의 갈등은 거의 없었고 하루하루가 재미있고 즐거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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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세부사업으로  독거어르신에게 직접 담은 김치를 전달하는 모습(©2019 팔도아지매)


다만 참여한 사업의 지원금이 작아 원래 계획했던 팔도 김치를 모두 담지 못했고, 복잡한 서류작업과 체크카드 사용 제한으로 재래시장에서 장을 보는데 힘들었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 각자 사정 때문에 시간을 맞춰 모이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부족한 진행비를 집행하기도 쉽지 않아 차라리 우리가 돈을 내서 하는 게 속 편하겠다는 불만도 나왔다. 중간에 고춧가루 값이 너무 올라 두 번째 세부사업은 고춧가루가 덜 들어가는 갓김치나 백김치, 알타리 무김치로 바꿔 담기도 했다. 


<팔도아지매> 회원들은 앞으로 여유가 된다면 고향의 전통 김치를 재현하거나 배워볼 계획도 갖고 있다. 강원도가 고향인 한봉애 회원은 겨울이면 늘 먹었던 어머니의 가자미식해를 자신의 손으로 담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함미자 대표 제안자는 아이 가졌을 때 고향 경상도의 무청 김치가 그렇게 먹고 싶었다고 한다. 어머니의 손맛이 그리울 때면 한번 해볼까 하다가 지금도 그 맛일지 마음이 왔다 갔다 한다. 싱싱한 동태나 갈치를 배추김치 속에 통째로 넣어 삭혀먹는 생물 김치와 고추씨로 칼칼한 맛을 더하는 새로운 비법도 응용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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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지금, <팔도아지매> 회원들은 선사유적지마을 주민으로서 한 가지 소망을 갖고 있다. 마을에 대한 자부심이 높고 단합도 잘하는 주민들이 모여 사는 마을임에도 아직까지 공동 커뮤니티 공간이 없다고 한다. 주민들은 노인들이 쉬는 경로당, 아이들이 방과 후에 머물 수 있는 돌봄 공간, 작은도서관, 주민들이 만나서 대화할 수 있는 미팅룸을 겸하는 공동체 공간이 들어서길 간절히 바란다. 마을 안에 공간을 세울 부지는 이미 마련되어 있으므로 행정기관의 결정과 지원이 하루 빨리 나왔으면 한다.


 


결과가 좋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함께 가는 길이 즐거우면 오케이라는 <팔도아지매> 바람대로 34호, 120여 세대, 3백여 명 주민이 더불어 행복하게 살아가는 선사유적지마을이 되길 바란다.


 

<강동마을기록활동가    유  수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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