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마을공동체지원센터 로고
모바일 메뉴 열기
로그인   SITE MAP
강동구마을공동체지원센터
블로그 바로가기
메뉴닫기

[노포가 들려주는 강동 풍경] -④ 암사동 옛날 과자집

페이지 정보

작성자마을센터 댓글 0건 조회 123회 작성일 21-07-13 15:42

본문

[강동구마을공동체 마을기록 - 강동을 살다]

강동구마을지원센터가 2021년, 새로운 마을살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변해가는 강동구를 다양하게 들여다본 지난해에 이어 주민공동체와 유관기관들의 활약이 펼쳐지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가는 <마을공동체를 잇다>한자리를 오래 지킨 동네 가게의 옛이야기를 모아보는 <노포가 들려주는 강동 풍경>산책하기 좋은 마을 길을 테마별로 따라가보는 <발길 따라 동네 길>이 함께 합니다.

매주 화요일, 여러분을 강동사랑으로 이끌 '강동을 살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STORY #11

"47년 장인의 손맛이 배인 맛있는 과자 향기 퍼져가는 골목길" 

암사동 올림픽길 옛날 과자집 



8b3ad7dce65d4bc44c666c8e6295b9cf_1626158281_0488.jpg 


어디선가 달콤하고 고소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암사시장 근처 올림픽로 100길에는 시장통과 자연스레 연결되는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골목길을 채우는 갖가지 냄새 중 달콤한 향이 나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 문득 전병(센베), 오란다, 강정에 뻥튀기, 튀밥 그리고 귀하게 먹던 수박 모양 젤리와 옛 사탕까지 한가득 올린 매대가 눈에 들어온다. 옆에 붙은 야채가게와 한 간판을 쓰는 소박한 옛날 과자집이다. 엉뚱하게도 간판 이름은 두 가게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의류 아울렛이다. 다만 과자 매대 쪽 진열창에 쓰인 '고급 센베 즉석 과자, 경력 36년' 글씨가 이곳이 오래된 과자가게임을 짐작케 할 뿐이다.


양철동(66), 김은숙(58) 부부가 운영하는 옛날 과자집은 암사동에서만 17년이 됐다. 처음 천호동을 시작으로 성내동, 둔촌동을 거쳐 이곳에 자리 잡은 후 지금까지 47년 동안 과자를 구워서 팔고 있다. 경기도 이천, 안성 태생의 두 사람은 지인의 중매로 32년 전에 결혼, 슬하에 두 아들을 두었고 평생을 한 공간에서 늘 함께 일해왔다.


8b3ad7dce65d4bc44c666c8e6295b9cf_1626158321_123.jpg


▷냄새가 너무 좋아요. 과자 종류도 많아 보이는데 일일이 만드시나봐요.

▶대부분 직접 만들어요. 여기 보이는 센베기계와 오븐을 사용하고 가게 안이 전부 작업장이죠. 김가루를 뿌린 센베와 생강과자, 강정을 주로 만드는데 손이 많이 가요. 제 과자를 맛있게 먹고 단골이 된 손님들이 멀리 지방에서도 일부러 사러 오시죠. 


▷수제이기도 하지만 맛을 내는 특별한 비결이 있나요? 

▶일단 재료가 좋아야 돼요. 비싸도 마가린 대신 버터를 꼭 쓰는 이유가, 맛에서 천지차이가 나요. 그리고 나만의 노하우가 들어간 비율대로 재료를 섞은 후 적당한 온도에서 구워냅니다. 구워내는 기술에 따라 같은 재료를 써도 맛이 달라요. 아무래도 '손맛' 때문일 겁니다.(웃음) 무엇보다 손님을 식구처럼 생각하고 내 가족을 먹인다는 마음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8b3ad7dce65d4bc44c666c8e6295b9cf_1626158365_8187.jpg
 

▷옛날 과자는 옛날 사람들만 좋아할 거 같은데 반응이 궁금합니다.

▶보통 센베나 강정은 나이 든 사람들이나 먹는 과자로 여기죠. 이 사람들이 사라지면 옛날 과자도 끝이구나 싶겠지만 사람들이 나이 들면서 나물이랑 한식을 좋아하게 되듯 과자도 옛날 과자를 찾더라고요. 요즘은 젊은이들도 많이 사러 옵니다. 이제는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전 세대가 좋아하는 과자예요. 


▷만드는 과정이 어렵습니까?

▶만드는 거야 금방 배울 수 있지만 맛을 내는 것은 또 다른 문제예요. 모든 공정에 손이 가야 하고 수제이다보니 많이 만들 수 없어요. 주문이 밀리면 12시간씩 꼼짝 않고 구워야 할 때도 있죠. 쉬운 일이 아닙니다. 늘 같은 자세로 일하다 보니 무릎과 손가락 마디마디에 류마티스염이 생기네요. 한창 잘 될 때는 일을 배우겠다고 많이들 왔고 후계자도 2명 키웠는데 지금은 다 그만뒀대요. 


▷간판명이 엉뚱한데 왜 그런지 그리고 옆 채소가게와는 어떤 관계인지 궁금합니다. 

▶처음 가게를 열 때부터 간판을 달지 않았어요. 거추장스럽더라고요. 옷 가게 간판은 이전 가겟집 거예요. 이사 들어올 때 달려있던 것을 떼지 않고 두었죠. 뭐 그래도 오는 분들은 다 알아서 찾아오시니까. 7,8월에는 습기 때문에 과자가 눅눅해져 굽기도 어렵고 팔리지도 않아요. 비수기인 셈인데 그때를 대비해서 아내가 부업으로 조금씩 야채 판매를 하고 있어요. 

(참고: 여름에는 거의 과자를 굽지 않는데 사러 왔다가 헛걸음하는 손님들이 많아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날씨에 따라 가끔 구울 때가 있으니 010 4209 8584로 확인전화 후 방문하길 당부했다.) 


8b3ad7dce65d4bc44c666c8e6295b9cf_1626158409_0189.jpg


▷일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스무 살 무렵에 형이 강동구 풍납동에서 운영하던 전파사에서 보조 기사로 일했어요. 4형제 중 둘째였는데 맏형이 전기기술자였죠. 근처 가게 중에 과자를 굽는 친구가 있어서 자주 놀러 다녔어요. 그때만 해도 센베 굽는 가게가 많았고 또 장사도 잘 됐어요. 친구 따라 강남 간다고 일도 재미있어 보이고 전망도 좋을 것 같아 20살 때 시작한 게 지금까지 왔어요.

▷계속 암사동에서 가게를 한 건가요?

▶천호대로 그러니까 지금 로데오 거리 입구에서 길동사거리 쪽으로 조금 올라간 큰 길가에 첫 가게를 열었어요. 5년 동안 열심히 일해서 자리 잡은 후 길 건너 성내동 먹자골목(현 주꾸미 골목) 근처로 옮겨 20년 정도 하고 둔촌시장 안에서 3년, 그리고 암사동으로 들어왔어요. 성내동에서 제일 재미를 봤고요 그래서 집도 성내동에 샀어요. 총각 때 강동구에 들어와 50년 가까이 살면서 한 번도 강동구를 벗어난 적이 없네요.

 

8b3ad7dce65d4bc44c666c8e6295b9cf_1626158435_8049.jpg


▷일하면서 겪은 재미있는 에피소드나 기억나는 일이 있으신가요?

▶성내동에서 일할 때는 사람 사는 재미와 돈 버는 재미가 함께 있었어요. 점심때가 되면 근처 가게 사람들이 큰 다라이에다 열무김치랑 고추장, 보리밥 넣고 썩썩 비벼서 다 함께 나누어 먹었고 워낙 목이 좋은 자리여서 굽기가 무섭게 팔려나갔지요. 출퇴근 시간에 특히 잘 됐어요. 


▶그때는 천호동 구삼거리가 번화가였고 텍사스촌도 있어서 극장이나 카바레, 유흥주점이 말도 못 했죠. 요즘은 안 그렇지만 70년대만 해도 카바레 밤무대에는 TV에 나오는 유명한 가수랑 코미디언들이 많이 출연했어요. 남철 남성남도 일 끝나면 우리 가게에 들러 과자를 사갔고 가수 김수희 친정엄마가 우리 센베를 좋아한다고 KBS 작가라는 사람이 사간 적도 있어요. 성내동이 친정인 코미디언 임미숙, 김학래 부부도 단골이었어요.


▷떠오르는 강동구의 옛 모습을 이야기한다면?

▶암사동이야 처음 들어올 때나 지금이나 별다르지 않고 천호동 성내동에서 일할 때, 거리에 사람들이 무지 많았던 생각이 납니다. 그때 비하면 지금은 사람이 1/3도 안 돼요. 가게 앞에 횡단보도가 있었는데 사람들이 걸어가면 어깨가 부딪쳐 서로 치일 정도였어요. 시외버스 터미널도 있고 교통의 요지이다 보니 강동구 사람들 모두 어디 가려면 천호동으로 나왔나 봅니다. 또 천호시장의 물동량이 워낙 커서 경기도랑 서울 타지역에서도 많이 왔어요.  

▶천호 이마트는 원래 목산 호텔 자리였고 지금 현대백화점이 있는 곳에는 가건물로 지어진 분식집들이 모여 있었죠. 동남아 사람들이 눈 구경한다고 한국에 관광 와서 목산 호텔에 많이 묵곤 했는데 우리 과자를 맛보고는 귀국할 때 몇 박스씩 포장해서 가져갔어요. 


8b3ad7dce65d4bc44c666c8e6295b9cf_1626158478_41.jpg


▷앞으로 얼마나 더 일할 생각인가요?

▶얼마 전 더운 날, 센베를 굽다가 어지러워 쓰러질 뻔했어요. 여기저기 아파서 그만둘까 싶다가도 아직 젊은데 그만두면 뭐하나 싶어 70세까지는 할 생각입니다. 지금까지 해온 시간이 있으니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되고 특히 내가 만든 과자를 맛있다고 해주는 손님들한테 인정받는 재미도 놓치고 싶지 않아요. 세상에 쉬운 장사가 어디 있어요? 한때 업종을 변경할까 고민한 적도 있지만 열심히 돈 벌어 살아야겠다 생각하고 일을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잠시 하던 일에 지루함을 느끼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는 양철동 씨. 옛날 과자의 장인으로 50년을 꽉 채우고 은퇴하는 날까지 암사동 올림픽길 옛날 과자가게 작은 창 너머로 정성스레 과자를 굽는 그의 모습이 여전하길 바라며 골목길에도 달콤하고 고소한 과자 냄새가 오래오래 채워지길 바래본다.

 

<강동마을기록활동가 유 수 경>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