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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따라 동네 길] - ③ 혼자서도 하염없이 걷고 싶은 길-강동구 한강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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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마을센터 댓글 0건 조회 100회 작성일 21-06-2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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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마을공동체 마을기록 - 강동을 살다]

강동구마을지원센터가 2021년, 새로운 마을살이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변해가는 강동구를 다양하게 들여다본 지난해에 이어 주민공동체와 유관기관들의 활약이 펼쳐지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가는 <마을공동체를 잇다>한자리를 오래 지킨 동네 가게의 옛이야기를 모아보는 <노포가 들려주는 강동 풍경>산책하기 좋은 마을 길을 테마별로 따라가보는 <발길 따라 동네 길>이 함께 합니다.

매주 화요일, 여러분을 강동사랑으로 이끌 '강동을 살다', 많이 기대해 주세요!!!


STORY #9

"시와 노래와 그림이 강물 따라 흐르고" 

암사동, 고덕동, 강일동 한강 주변 길


2020년 이후 사람들은 가까운 주변에서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 가는데 익숙해졌다. 해외여행 대신국내 여행, 그도 어려우면 자신이 사는 동네를 돌아보는 식으로. 마을을 제대로 보려면 반드시 걸어다녀야 한다. 걷기는 운동효과뿐 아니라 복잡한 머릿속 정리에도 유용하다.

 년 사이, 대규모 개발로 강동구의 지형이 급격히 달라졌다. 꼬불꼬불 좁아도 마음 편하던 골목길이 반듯하고 세련된 대로로 바뀌었다. 많이 사라졌다고 하나 강동구에는 아직도 걷고 싶은 길이 꽤 남아있다. 사라지기 전, 우리 동네의 아름답고 좋은 길을 찾아 테마별, 동네별로 나눠 걸어보고 소개하는 시리즈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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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두어 달 사이, 숲이 우거지고 잎이 짙어졌다. 새순의 여린 녹빛이 슬쩍 감돌던 풍경화에 누군가 초록색 물감을 벌컥 쏟아부은 듯하다. 멀리서 바라보며 함께 걷던 사람들이 울창한 수풀 속으로 갑자기 사라진다. 무심히 흐르는 강물만이 이곳이 그 한강변임을 알려줄 뿐 순간 길을 가는 사람은 오롯이 혼자가 되고 만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강물도 계절과 시간에 따라 각기 다른 흐름, 다른 빛, 다른 색을 보여준다. 마음이 내킬 때마다 수시로 한강을 찾는다는 암사동 선사마을 주민 이임순 씨의 말이다. "하늘빛이 맑으면 물빛도 맑고, 봄 물빛의 가벼움을 여름에는 볼 수 없어요. 물길은 자연 그대로인데... 바로 옆 88도로 때문일까요?" 길을 보고 가던 얼굴을 오른쪽으로 45도 돌리니 차량 오가는 소리가 더 선명하게 들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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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구를 말할 때 물, 특히 한강은 꼭 언급되는 키워드이다. 예로부터 물 좋기로 전국에 소문난 동네이기도 했고, 한강 동쪽을 뜻하는 구 이름에 걸맞게 실제로 천호, 암사, 고덕, 강일 등 4개 동이 한강과 맞닿아 있다. 한강을 따라 암사동 토끼굴에서 출발, 고덕동 수변생태공원을 지나 강일동 고라니 섬에 들렀다가 가래여울에서 마무리하는 이번 길은 혼자서도 하염없이 걷고 싶은, 강동구의 진수를 보여주는 길이다. 총 7킬로미터 정도이고 놀멘놀멘 걸으면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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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가 드나드는 굴이라고 하기엔 너무 큰 암사동 토끼굴을 지나 암사생태공원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내리막길에서 강쪽을 보면 늘어진 수양버들 한 그루가 눈에 들어온다. 이 나무를 기점으로 천호동과 암사동 지역 한강 길이 나뉜다. 구리암사대교 방향 보행로나 생태경관 보존지역으로 들어가는 탐방로 중 하나를 선택해서 걷기 시작한다. 탐방로 쪽이 강에 가깝고 야자수 매트가 깔려 있어 좀 더 걷기 편하다. 양옆으로 각종 잡목과 야생화가 지천인 요즘은 이른 아침에도 걷는 사람이 많다. 뱀딸기, 애기똥풀, 개망초, 큰낭아초, 우슬, 외래종인 단풍잎돼지풀 등과 함께 전호나물 군락이 나타나면 물이 가깝다는 신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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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여 미터 쯤 이어지는, 고즈넉하고 조용한 생태탐방로를 따라가다가 길에서 조금 벗어나면 바로 한강이다. 잠시 일상을 내려놓고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거나(=혹은 물멍을 때리거나) 시 한 편, 그림 한 점, 노래 한 곡을 창작하기에 좋은 장소이다. 정신 사납게 하는 날파리 떼와 벌레를 피할 수만 있다면. 생태탐방로 끝에서 멀어졌던 자전거 길과 다시 만난다. 건너 아차산 자락과 한강이 나란히 가는 선계의 풍경 감상을 자동차 소리가 깰 즈음, 가까이 구리암사대교가 보이기 시작한다. 여기까지 30분이 채 안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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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사동에서 자란 강일동 주민 강옥 씨는 함께 걷는 동안 나무와 풀, 꽃을 관찰하기에 여념이 없다. 모르는 사람 눈에는 다 잡초처럼 보이는데 강 씨는 밝은 눈으로 식물을 찾아내 하나하나 이름을 불러준다. 둥굴레, 미역취, 물쑥, 소리쟁이, 개망초, 패랭이, 산딸기에 이름도 민망한 며느리밑씻개 그리고 밤나무, 매실나무, 뽕나무, 살구나무와 쥐똥나무 그밖에 이름을 모르는 수많은 잡풀까지 한강은 다양한 생태계의 보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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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암사대교에서 고덕수변생태공원으로 가려면 먼저 고도차 6%가 넘는 언덕길을 올라야 한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 걷는 사람 모두 숨이 가쁘다. 오른쪽으로 모습을 드러낸, 차량으로 가득한 88도로가 고바위길과 함께 가고 있다. 이래저래 시끄럽고 번잡스러운 구간이다. 400여 미터쯤 계속되는 오르막길에 뙤약볕이 작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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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쉴 그늘이 아쉬울 무렵, 옛 바위절터와 구암서원 자리의 작은 정자가 눈에 들어온다. 구암정이다. 발걸음을 돌려 얕은 언덕을 역으로 오른다. 88년 암사 취수장 건설 때, 공원으로 가꿔진 이곳은 백제시대에는 백중사(伯仲舍; 일명 바윗절)가 있었고 조선 숙종 때 사액된 광주 이씨 문중의 구암서원이 세워졌던 자리이기도 하다. 쉬면서 땀을 고른다. 내려다보이는 한강과 올림픽 도로로 잘린 건너 고덕산 풍경이 아름답다. 세종 포천 간 고속도로를 잇는 다리 공사현장이 멀리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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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절터에서 고덕수변생태공원으로 가는 길은 완만한 내리막이다. 자동차 전용도로와 멀어지면서 다시 고요가 찾아온다. 차도와 산책길 사이의 두터운 풀숲이 소리를 흡수하는 모양이다. "힘들게 올라온 우리한테는 내리막이지만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한테는 오르막,.. 오르락내리락이 꼭 우리 인생 같아요." 강옥 씨의 말이 아니더라도 길을 걷는 것과 사는 일은 참 많이 닮았다. 중간에 88도로를 건너 고덕동으로 빠지는 지하 샛길의 종점이 있는데 이 또한 우리 인생의 단면을 보여주는 듯하다. 고덕수변생태공원이 가까워질수록 풀숲은 더 짙어지고 자전거 길과 보행로가 수시로 엇갈리므로 조심하지 않으면 욕을 바가지로 먹거나 사고를 당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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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덕수변생태공원의 푯말과 입구가 나타났다. 바위절터에서 이곳까지 2,400보, 시간으로 약 35분 정도 걸렸다. 물을 마시거나 화장실에 가고 싶으면 공원 안 시설을 이용하면 된다. 고덕수변생태공원은 시간을 내서 반드시 돌아볼만한 가치를 지닌 장소이다. 공원안에서 고덕천으로 바로 가는 길이 있으므로 이쪽을 선택하거나 아니면 입구를 지나 고덕천교를 건너 가래여울로 방향을 정한다. 다리 위에서는 고덕천과 한강이 만나는 지점 그리고 명물 물레방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하천을 따라 산책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이제 거의 다 왔다. 가래여울로 가는 세 갈래 길 중 강변 가까운 왼쪽 길을 택해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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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리와 강 풍경을 즐기며 걷던 시멘트 길이 오르막으로 바뀌고 강동대교가 나타나면 이제 자전거길과 보행로가 나란히 가는 둑길이 펼쳐진다. 대교 아래로 반듯하게 뻗은 길을 얼마 걷지 않아서 온갖 나무 이름을 붙인 간판이 오른쪽 낮은 지대에 등장한다. 등나무집, 느티나무집, 버드나무집, 감나무집, 단풍나무집..... 가래여울마을에 드디어 도착했다. 마을로 내려가기 전, 데크 전망대에서 구리 타워가 보이는 건너 풍경을 잠시 감상한다. 물기를 머금은 바람이 무척 시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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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가래여울마을로 내려가 추탄상회 앞에서 02번 버스를 타고 산책을 마치거나 더 걷고 싶으면 전망대 옆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왕복 30여분 거리의 고라니 섬을 다녀와도 좋다. 아는 사람만 다니는 길이어서 대낮에도 인적이 드물고 한적하다. 고라니섬은 강일동과 미사지구 경계선에 걸친 작은 중지도이며 고라니가 집단서식하는 곳으로 알려졌다. 섬 주변과 가래여울마을 텃밭에 찍힌 수많은 고라니 발자국과 배설물이 이를 뒷받침한다. 숲이 우거진 요즘은 볼 수 없지만 그전에는 자주 눈에 띄였다. 인간과 동물이 자연스럽게 공존하는 풍경이라니...한강변 길을 누리는 강동구민에게 자연이 주는 또다른 축복이다.

강동구의 한강 주변 길은 한마디로 보배 그 자체이다. 사람들과 함께 걸어도 좋지만 혼자서도 하염없이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길, 캔버스를 펼치고 그림을 그리거나 골똘히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글을 쓰는 사람이 여기저기 앉아 있을 것 같은 이 산책길이 너무도 좋다.



<강동마을기록활동가 유 수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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